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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관련

[스크랩] 미래대학 김약수 교수님께서 해설사에 대한 생각을 써 주신것입니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자세와 역할과 대우에 대한 일고

김약수(대구미래대 교수)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일컫는 말은 일반화되었다. 문화는 포괄적인 표현으로 생활양식이기에 생활 그 자체가 문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의미의 문화는 인간의 정신적 에너지를 창출하는 인간행위에서 비롯되며, 인간생활의 목숨과도 같은 것이다.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산소 없이는 살 수가 없듯이 인간의 삶에 있어서 문화가 없으면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고 표현할 수 있다. 이처럼 문화는 인간에게 있어서 산소만큼이나 중요하다.

문화관광해설사는 사람들에게 깨끗하고 맛있는 삶의 산소를 공급하는 사람이며,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정신적 에너지를 만드는 사람이다. 요즘 문화관광지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자세와 역할을 통해 그 고마움에 대한 예우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보기로 하자.

먼저, 문화관광해설사에 대해서 그 의미를 찾아보기 위해 용어 자체를 분해하면, 󰡐 문화 + 관광 + 해설 + 사 󰡑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문화(文化)는 정신적 에너지를 창출하는 생활양식이 축적된 유ㆍ무형의 문화유산이고, 관광(觀光)은 자연ㆍ문화ㆍ사회ㆍ산업ㆍ위락시설을 통해 즐거움(樂, PLEASURE)을 창출해주는 대상이며, 해설(解說)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말해주는 뜻이고, 사(士)는 전문인 또는 노련한 끼를 지닌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문화관광해설은 문화관광대상인 유ㆍ무형의 문화유산의 특징과 상호관련성을 쉽게 설명하고 묘사함으로써 그곳에 대한 방문자의 관심과 즐거움과 이해를 증진시키는 행위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는 방문자에 대한 교육적 활동이고, 유ㆍ무형의 문화유산이 있는 관광지에 대한 인식을 넓혀주는 활동이며, 유ㆍ무형의 문화유산의 관광지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이해와 통찰력과 열의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활동이며, 관광자원보전에 대한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기술인 동시에 정보전달과정(communication process)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관광해설사」란 방문자(관광객)를 대상으로 유ㆍ무형의 문화유산을 재미있게 해설하는 전문가, 또는 남다른 끼가 있는 자를 의미한다.

문화관광해설사는 무성영화 변사와 같이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미있게 소개하는 이야기꾼이라 할 수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이야기를 잘해야 하고 이야기꾼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전설을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좋으며, 어려운 용어로 말하지 말고 쉽게 해야 한다. 문화관광해설사는 문화의 전반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적재적소에서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관광객)에 맞춰야 한다. 문화관광해설사의 능력에 의해 방문객의 만족과 경험은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러므로 문화관광해설사는 의례적으로 말해서는 안 되며 감동이 일어나게 전달하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여행을 할 땐 자연풍광만 보고 돌아오기 십상인데, 이럴 경우에도 한 번 더 이곳을 뒤돌아보고 싶고, 진미를 느끼고 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지의 음식도 먹어보고, 주민들과 대화를 해보고, 그리고 풍속을 느껴보게 해야 한다.

그리고 문화관광해설사는 불교문화와 유교문화에 대해서 잘 이해해야 한다. 우리나라 문화재의 대부분은 불교의 사상적인 것과 신앙적인 것이 전반을 차지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또한, 불교 다음으로 우리 문화재에 유교문화가 많이 반영되어 있다. 불교문화는 깊이 있게 보지 않으면 어느 것이 불교문화이고 어떤 것이 토속신앙인지 인지하기가 어렵다. 유교는 조선 5백 년 동안 생활의 주체였기에 우리 문화재에 그대로 스며들어 있다. 전통건축의 대부분은 유교와 관련되어 있어 조선시대 문화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유교문화공부는 필수적이다.

특히 불교는 1천6백여 년 간 우리생활에 깊숙하게 파고들어 있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어렵다. 예를 든다면 말속에 숨겨진 내용들이 있는데, 정지라든가 또는 좌부동, 야단법석 따위는 우리네 생활 속에 깃들어 있는 불교용어들이다. 불교음악의 일종인 회심곡은 민간의 곳곳에 녹아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장례에 이르기까지 불교의 사상적 내용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 문화재의 약 70~80%가 불교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불교문화와 사상을 알지 못하면 현장에서 설명할 때 미술사적인 이야기만 늘어놓게 된다.

 

현재 문화관광해설사는 대체로 자원봉사자, 전속 전문 안내원, 관광종사원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첫째, 자원봉사자로서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방문객에게 알림으로써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굳건히 하고 지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기여하게 된다. 현실적인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봉사의 차원에서 문화관광해설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둘째, 과거의 관광안내원과 같이 관광객을 동행하며 이곳저곳을 안내하는 형식이 아닌 특정 문화유산(또는 문화관광지)에 전속하여 방문객을 대상으로 문화유산의 내용을 보통사람과는 달리 재미와 흥미와 즐거움을 생성하도록 설명(스토리텔링)하는 전속 전문 안내원이다.

셋째, 문화관광해설사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는 관광종사원이다. 이들은 관광서비스 마인드로 무장하고 방문객들이 만족스러운 관광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시에 주변의 먹거리, 볼거리, 잘거리, 살거리로 방문객을 유도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밖에 문화관광해설사는 관광자원에 유형적인 변화를 주지 않고 자원을 상품화하며 해당 자원에 해설을 통하여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저비용 고효율 상품개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를 통해 관광객은 관광경험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이는 재방문 및 다른 관광객의 유인을 촉진시키게 한다.

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관광해설사 활동만큼 각 지역의 문화유산에 대한 사회교육적인 효과를 높일 수는 없을 것이다. 문화관광해설사는 우리나라의 유형 및 무형의 문화유산을 가장 효과적으로 방문객들에게 설명하는 전문인으로서 그 역할에 비해 대우는 언급조차 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문화관광지에 전속 문화관광해설사 제도를 마련하여 전문인에 적당한 대우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정한 자격을 갖춘 문화관광해설사를 선발하고, 일정한 임금을 비롯한 주ㆍ월차 휴일 수당을 별도 지급하는 정도의 예우는 상식이다.

각 지역의 문화관광지에서 자원봉사라는 미명아래 전문적인 이야기꾼으로 방문객에게 재미있고 즐겁고 흥미롭게 문화관광의 스토리텔링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관광해설사에게 최소한의 대우로 예우할 때 우리나라의 수많은 유형 및 무형의 문화유산이 더욱 빛날 것이며 그 보존 또한 잘 되리라고 판단된다.

출처 : 경북문화관광해설사
글쓴이 : 산너머산 (박윤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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