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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유/자유로운 이야기

개인적으로.... 초록색을 싫어 하나요?


오랜만에
정말로 오랜만에
만남의 집 급식소에서 바쁜 점심시간을 보냈다.

딱 5개월 만이었나?
지난 시월 어느날
사랑스럽고 자랑스런
내 막내 동생을 보내고 난후....
마음 추스리지 못하고
그리고 맡겨진 일 게을리하지 못하다보니
그토록 오랜시간 침묵했었는데
300여개의 도시락과
150여개의 식판으로
한끼 식사가 절실한 사람들에게 보탬을 주고나니
참 행복한 일이구나.....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오랜만에 내 맘속속에 행복 가득채우고
요즘 입맛이 없어서 잘 먹지 못하는 우리집 두 남자를 위하여
봄 반찬꺼리좀 장만해야겠다 싶어
마트로 향하고.......
가방을 아무리 뒤져봐도.....
지갑이 읍따아~~~

아~~
어제 아들넘 책 산다고 운동 가방에 넣어두었구나...
다시 집으로 행하다가
널러리한 시간이 왠~~지 여유스러운게 아닌가?
괜스리 조용한 길로 들어섰다
다가오는 봄에게 어서와도 좋다고 인사 남기고 돌아오는길.....
외딴 신호에 딱 걸렸다.

조용히 멈춰서서 더 가까이 다가온 봄들과 이야기 하는데
누군가 차창을 똑똑 두드린다...

"누구세요? 왜?.... 그러세요?"

하며 창문을 내리니
젊잖게 생긴 남자 한마디 던진다..

"이런 질문 해서 죄송한데요
개인적으로 초록색을 싫어하시나요?"

"아니요.. 저 초록색 좋아하는데요..."

"아~~ 그래요?
좋아하는 초록색 쳐다보시느라 못 지나가셨나봅니다.ㅎㅎㅎ"

"..........ㅎㅎㅎㅎㅎ"

그랬습니다.
빨간 신호에서 기다리다가
초록신호로 바뀌고 그 초록이 사라져도 움직이지 않고 있으니
그 젊잖으신 아저씨 뒷 차에서 내려 인사 오셨던 것이다......

그렇게 내 넋나가 텅빈 머리의 오후는
멋진 그 남자의 여유로 웃은으로 마무리 되었답니다..

그대는 이런여유 소유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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