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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유/자유로운 이야기

~ ~ 눈에 뵈는게 없어요...


봄과같은 어제 아니 그제엔 아침일찍 경주로 출타를 했다.

발 빠르게 움직인 탓으로
목적지 도착전 오릉을 향했다.
박씨 아저씨.....
본인의 조상이라고 할말이 해설사를 능가한다.
정리하지 못한 상태로 오릉의 풀밭에서 보이차 한잔하고선 목적지로 향한다.

11시 대가집을 연상케하는 경주 문화원에서 회의를 마치고
그 유명한 쌈밥을 뒤로하고
물망에 오르던 오리도 날아가고
목소리 큰 한 사람에 의해 된장집으로 옮기는중
차문을 내리고 달렸는데도 전혀 바람의 느낌을 몰랐다.
1시즈음 날아가버린 쌈밥과 오리의 그림자를 아쉬워 하며
된장집에서의 오붓한 시간이 시작되는데
상주의 한 님은 그 시간에 도착을 하신다.
누굴까?
아마도 억새바람님이나 시골님은 아닐것이다. ㅎㅎ
스타를 꿈꾸는 그로 인하여
한 항아리로 마무리 하려던 동동주가 한동이 보태지고
한사발 두사발 돌아오는데 (대중교통 이용하니 이게 좋더라 ㅎㅎㅎ)
우에 경주의 동동주는 쓰지도 않고 달콤하기까지 한건지...

그런데 이상타~~~
한사발~~
두사발~~
세사발을 들이키고나니 모든 신체부위를 무시하고
눈으로 열기가 오른다
눈에 열기가 오르면
눈앞의 모든것들은 내 맘 먹은데로 뵈는것이여..

그리하여 오십을 바라보는 이 시점엔
알코루를 가까이하믄 눈에 뵈는게 없는 것인가뵈...

눈에 콩꺼풀을 씌우긴 했지만
유적의 보고 경주를 그냥 떠나올수야 있겠냐..

먼저 경주 향교를 찾아서
원형을 유지하고있는 삼문의 형식을 감상하고
꼭 닫아놓고 보여주지 않는 대성전의 멋과
마당에 자리 한다는 우물은 닫혀진 문 틈새로 가제비 눈을하고 들여다보면서
열띤 토론의 장이 열리는데.....
우린 늘 사공이 많다.
모두들 아는게 넘 많은 사람들의 모임이라
똑똑한 두세명의 토론에 우리 두세명은 꿀먹은 벙어리마냥
들어도 곧 잊어버릴 그 어려운 말씨름에 귀 기울이고 가끔씩은 고개도 끄덕인다.

이어서 김유신 묘를 찾아서도
열띤 토론은 이어진다.
토론과 토론사이에서
정신 잃지않고 버틸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눈에 뵈는게 없도록 들이킨 동동주 덕분일게여...

그렇게 포근한 경주에서의 봄날 아니 여름에 가까운 하루를 보내고 돌아와
영주에서 일상에 돌입하니
에긍~~
여긴 아직 매서운 바람이 기승을 부리는 한겨울 아닌가베...
동동주 한사발 없이도
이 세찬겨울바람 다 견디었답니다.

오늘의 날씨는 또 어떠할런지??

다소 춥다 느껴지면 부석사로 와서 동동주 한사발 사 줄이 누구 없을까요?
아님 제가 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