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除夕

제석除夕

 

제석除夕은 1년의 마지막 날인 섣달 그믐밤,

ꡐ제야除夜ꡑ 라고도 한다.

한 해를 마감하는 밤이라는 뜻이다.

섣달 그믐을 ꡐ작은 설ꡑ이라고 하여 묵은 세배를 올리는 풍속이 있는데,

그믐날 저녁에 사당에 절을 하고 어른들께 세배하듯 절을 한다.

 이는 1년의 마지막 순간에 한 해가 무사히 간다는 뜻으로 드리는 인사이다.

이로 인하여 이날은 초저녁부터 밤중까지 오고 가는 사람의 등불이 끊이지 않았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조정에서는 2품 이상의 조관朝官들이 왕을 만나고

ꡐ묵은 해ꡑ문안을 드렸다고 한다.

또, 대궐에서는 제석 전날에 대포를 쏘았는데,

이를 ꡐ연종포 年終砲ꡑ라고 하였으며,

지방관아에서는 소총을 쏘고 징도 울렸다.

이와 같은 풍습은 고려시대와 조선 초기에 관상감에서 행하였던

ꡐ대나大儺ꡑ라는 의식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대나란 제석 때 관상감에서 악귀를 쫓는다고 하여 가면을 쓰고 방울(동발銅鈸)과 북을 올리며

궁궐 안을 돌아다녔던 의식 인데,

 잡귀를 물러가도록 위협하는 연종제의 일종으로 보인다.

 또한, 제석 때 민간에서 집안 곳곳에 등불을 밝히고 밤샘을 하는 풍속을 수세守歲라고 하는데,

수세는ꡐ별세別歲ꡑ또는 ꡐ해지킴이ꡑ 라고도 하는데,

섣달 그믐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고 하여 집 안의 모든 곳에 불을 켜놓고

남녀노소가 닭이 울 때까지 밤을 세웠으며,

고려시대에는 민간에서는 문 위에 복숭아 나뭇가지를 꽂고 마당에서 폭죽을 터뜨렸다고 한다.

또,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는

내의원에서 벽온단辟瘟丹 (열병을 물리치기 위해 피우는 향)이라는 향을 만들어서 진상하면

 임금이 그 심지를 피운다고 하였다.

이 벽온단의 효능은 《동의보감》에 있으며, 이의 효능을 칭송하는

 ꡒ신성한 벽온단이 세상에 유전하니 설날 한 심지 태우면 일 년 내내 편안합니다ꡓ

라는 노래가 전한다.

또, 한 해 동안 의 거래관계를 이날에 모두 청산하는 관행이 있었는데,

밤중까지 빚을 받으러 다니는 경우도 있었으며,

자정이 지나면 정월대보름까지는 빚을 독촉하지 않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었다.

이날 밤에는 윷놀이 ･ 옛날이야기 ･ 이야기책 읽기 등 흥미 있는 놀이로 밤을 세우는데

전라도나 제주도에서는ꡐ세투歲鬪ꡑ라 하여 투전이나 화투를 하며 밤을 지새우기도 하였다.

대개는 편을 짜서 음식내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