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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재발견] 옛집이 마음을 보듬다

[한국의 재발견] 옛집이 마음을 보듬다

쉬고자 떠나는 여행, 즉 휴식여행이 여행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도 꽤 오래된 이야기다.
 

쉬고자 떠나는 여행, 즉 휴식여행이 여행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도 꽤 오래된 이야기다.

더불어 몸과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공간인 한국의 전통가옥,

한옥을 찾는 이들도 부쩍 늘어났다.

찌르르 풀벌레 우는 소리가 지척에서 맴돌고, 창호지에 스민 은은한 달빛에 노곤노곤해지는 한옥,

 그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을 끈다.

한옥이 가진 매력을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너무나 방대하다.

그 골자만 추려 소개한다.




 
 

자연친화적이고 인간중심적인 한옥의 몸값이 나날이 오르고 있다.

문화적, 역사적인 의미를 차치하고서라도 콘크리트 건물이 독점하고 있는 요즈음,

그 희소성에 더욱 열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3년 전부터 한옥이나 고택 민박이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안동하회마을을 비롯해 전주한옥마을, 강릉 선교장 등에 여행객들의 방문도 끊이질 않고 있다.

영암, 구례 등에서는 ‘고택관광화사업’을 추진했고,

2007년 경북 경주에 들어선 한옥 호텔 ‘라궁’은 투숙객이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일부 지자체들 역시 한옥 조성에 힘을 쓰고 있다.

전주시가 조성한 전주 풍남동·교동 일대의 한옥마을의 경우

관광객이 2008년 130만 명에서 2009년 250만 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관광상품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 동탄2신도시에 2012년까지 한옥마을 조성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경기지방공사도 광교신도시에 한옥촌을 만든다.

이렇게 최근 우리의 옛집, 한옥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한옥은 자연환경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풍수지리사상에 따라 터를 잡고

 자연 속 재료를 사용하며 자연의 원리에 따라 지은 집이기에

웰빙을 화두로 삼고 있는 현대인이 귀소해야 할 곳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한옥에서 푹 쉬다

한옥은 자연과의 조화를 모색하며 자연의 변화에 주목하여

이상적인 거주공간을 지으려는 한국인의 뜻이 담겨있다.

바로 ‘풍수지리’이다.

‘풍수지리’란 발딛고 있는 땅을 근간으로 해서 자연적으로 흩어지고 모이는 물과 바람의 변화에 주목하여

 물을 얻고 바람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경험의 과학이며 지혜이다.

한옥에 들어앉으면 심신이 편안하고 넉넉해진다.

좁은 공간이라도 답답하지 않다.

이는 한옥이 사람의 몸을 중시한 구조로서 인간중심적인 집이기 때문이다.

한옥의 모든 규칙은 우리 몸과 직결되어 있다.

각 공간이 인체와 조화로운 크기와 동선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마루로 통하는 문지방의 높이는 어깨넓이와 같으며

앉았을 때 팔을 편하게 올릴 수 있는 높이가 된다.

주로 앉아 있는 방은 서서 생활하는 마루보다 높이가 낮다

 

지붕

한옥의 아름다움을 대변하는 것이 바로 지붕의 곡선이다.

이 곡선은 뒷산의 곡선에 맞춘 것으로 학이 막 날개를 접고 내려앉으려 할 때의 모양처럼

가볍고 율동적이며 생동감이 있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의 곡선미는 보는 이로 하여금 안정감을 준다.

 

창은 방을 환기시키고 빛을 받아들이며 밖을 내다보는 통로다.

한옥의 방 구조에서는 채광과 통풍을 위한 창과 드나들기 위한 문을 엄격히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형태가 같더라도 머름대가 있으면 창이고 머름대가 없으면 문으로 구분한다.

머름대란 창 아래를 막는 나무를 말한다.

창은 채광과 통풍을 위하여 대개 홑 창호지를 발랐다.

오늘날의 창에 유리를 대는 것과 달리 창호지를 발라 외부와 내부를 단절시키지 않고

공기가 통하도록 하였으며 은은한 채광을 살렸다.

창은 그 설치 기준을 인체에 두었는데 사람 키와 어깨 너비에 맞춰서 창문 크기를 정한다.

안방 아랫목 야트막한 창은 앉아서 팔꿈치를 편하게 얹어놓을 만한 높이에 있고

머름대의 높이는 바닥에 누워도 뜰에서 들여다보이지 않을 만한 정도이다.

머름대의 높이는 문갑 등 실내 가구 제작에서 높이를 제한하는 기준치가 되었으며

이러한 머름대가 있음으로 해서 방 안에 앉은 이는 안정감을 얻는다.

 

처마

서까래가 기둥 밖으로 빠져나와 형성된 공간으로 한옥은 처마가 깊다.

깊은 처마는 여름에 태양이 높이 떴을 때 차양이 되고 뙤약볕을 가려준다.

하짓날 12시에 태양이 떠있는 남중고도(南中高度)는 약 70도이다.

북위 38도 부근이 그렇다.

수평의 마당에 기둥이 90도로 섰을 때 70도이니 가파르게 높이 뜬 것이다.

그 볕이 처마의 차양에 걸려 집안은 그늘에 든다.

그늘진 실내는 뙤약볕 받는 마당보다 시원하여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간 대류가 생기게 만든다.

그래서 한옥에는 바람없는 여름날에도 시원하게 바람이 인다.

겨울에는 낮게 뜬 태양볕이 집안 깊숙이 들어오고

온돌로 데워져 위로 올라간 따뜻한 공기는 처마에 막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다.

쾌적한 온도조건을 만들기 위해 처마를 깊숙이 빼다 보면 자칫 집안이 어두울 수 있다.

그래서 집안을 밝게 하는 방편으로 마당에 마사토를 깔아

마당에 반사된 태양빛을 실내에 끌어 들이는 간접조명방식을 취했다.

 

마루

안방과 건넌방 혹은 사랑방과 누마루 사이 등에 위치하여

두 개의 공간을 서로 연결하면서 기능적으로는 중간 역할을 하는 곳이다.

지면보다 높게 나무 등의 재료를 평평하게 깔아 사람이 앉거나 걸어다닐 수 있도록 만들었다.

바닥이 지면으로부터 떨어져 있어 통풍이 가능하고

외벽이 개방되어 있어 주로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발달했다.

마루는 인간과 신을 이어주는 또다른 매개공간이 되기도 했다.

집 전체를 관장하는 성주신의 성주단지를 이곳에 모셨으며 관혼상제의 의식을 치렀기 때문이다.

 

온돌

전통가옥에서 마루가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 위한 시설물이라면

온돌은 추운 겨울을 보내기 위한 난방설비이다.

온돌이라는 한국 고유의 난방방식은 선사시대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방바닥 밑의 구들을 데워 축열시키고

그 축열된 열의 전도, 대류, 복사에 의해 난방하는 방식이다.

이는 ‘열전달 3요소’를 모두 갖춘 매우 과학적인 난방법이다.

 

정자

경관이 수려하고 사방이 터진 곳에 지어진 건축물로 자연 속에서

홀로 또는 여럿이 풍류를 즐기며 정신수양의 장소로 활용했던 건축물이다.

옛날 선비들은 정자의 누마루에 올라앉아 흐르는

계곡물소리, 바람소리,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시를 읊기도 하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정자에는 청렴함과 검소한 생활로 자연에 순응하고자 했던 한국인의 생활철학이 담겨있다.

 

마당

집안의 공동작업장이며 공동체의 행사가 펼쳐지기도 한 곳으로 집의 중심에 위치한다.

마당은 온전히 빈 공간이지만 또한 가득 찬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은 자연을 집안으로 끌어들여 화려하게 조경을 하기보다

외부 자연의 수려한 풍경을 정원의 일부로 생각했다.

빈 마당에 대자연을 담는 ‘차경(借景)정신’이다. 마루에 앉 아 보면 곧 산야(山野)가 정원이었던 셈이다.


 

 

한옥의 형태

 

한옥은 기후에 순응하여 배치되는데 겨울이 춥고 긴 북부 지방은 사방이 막힌 형태의 ‘ㅁ’자 형 집을 지어 추운 바람이 몰아치는 것을 막고 집안의 온기를 간직하도록 했다. 연중온화하며 여름이 긴 남부지방은 ‘-’자 형으로 집을 지여 바람이 잘 통하도록 했다. 거기에 대청마루와 창문을 여러 개 달아 바람의 활용성을 높였다. 중부지방의 집모양은 북부지방과 남부지방의 절충형으로 ‘ㄴ’자형이 특징이다.

 

북부지방(‘ㅁ’자 형)

 

부엌이 매우 넓어 정주간을 형성하며, 창고 뿐 아니라 가축이 사는 외양간까지 같은 실내에 둔다.

 

중부지방(‘-’자 형)

 

마루가 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좁게 있고, 창문이 적다. 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대청마루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부지방(‘ㄴ’자 형)

 

방, 마루, 부엌이 옆으로 나란히 붙어 있고 넓은 대청마루가 집의 중심에 있고, 창문과 방문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