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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유/자유로운 이야기

뭍혀온 봄내음 나눠 드릴께요...

 

 

 

참.....

염치도 없지

봄비가 장마비 마냥 내리기 시작한게 벌써 얼마야?

봄은 오다가 밀리고

고개 내밀다가 눈덩이에 다시 덮이고

차고 습한 날들의 연속이니 말이다.

 

어제 오후

오랜만에  햇살 비춰주니 반가움에 나들이를 해 봤다.

소식을 접한 지인하나 따라 붙어서 외롭지 않게...

포장이 되어 말끔한 시골길 소로를 타고 달리는 길

띄엄띄엄 보이는 농부들의 손길은

오는 봄 맞으려는 희망에 차 있다.

 

한시간을 채 달리지 못하여 도착한 그곳은

봄이 근접치 못할만큼 스쳐 내려간 빗줄기에도 불구하고

메말라버린 안동댐의 바닥을 보여주고있다.

옛적 저곳은 우리 초등학교 자린데

또 저기 즈음은 우리가 살던 집이 있었을 것이고

어느날 내 몰린 수몰민들 위로라도 하는 듯

곳곳에 표적 한 둘  남아있다.

 

그 훤한 광경이 다 보이는 곳에 자리한 내 옛 보금자리

꿋꿋이 옛 터 지키시는 어머니 아버지

가까우면서도 자주 뵙지 못함이 죄스러워 이것저것 살피고 정리부터 하고선

봄 내음 사냥에 나섰다.,

 

빛바래 하늘거리는 바구니 하나들고

뜰 앞 밭으로 나가니

피릇파릇 솟아오른 새싹들은

냉이였고 달래였고, 따닥나물........등등

봄이 왔음을 알리는 봄 전령사들이었다.

향긋한 향기 맡으며 호미질에 푹 빠져 있으니

필순의 엄마도 봄 느끼고 싶어 소녀적으로  되 돌아온다.

그렇게 한뿌리 한뿌리 캐어서 담아보니 금새 한바구니가 되어버린다.

 

나른한 오후 하나를 반납하고 얻어온 선물

차안 가득  냉이의 찐한 봄향이 코를 찌른다.

 

내 온몸에 묻어있는 봄향

나눠 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