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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모음/자료사진

하늘도, 땅도, 꽃밭도 세평.... 승부역의 봄

삼월의 어느 일요일(3월 7일)

바닷바람이나 맞아볼까하고 울진을 향해 나선 길

불영계곡을 다다르니

영주에서는 봄을 이야기 하는데 그곳은 겨울을 방불케하는 풍경이었다.

이 길을 나섰다가 돌아오는 길

어둠과 빙판이 겹치는 두려움에 고갯마루에서 눈 배경삼아 사진 몇컷 하고는 차를 돌렸다.

어딘가로 방향을 잡기엔 늦은 시간이고

그렇다고 집으로 돌아오기란 아쉬움이 크고....

그래서 생각난 곳

열차를 타고 슬쩍 지나친,  한번도 밟아보지 못한 곳

하늘도 세평 꽃밭도 세평

승부역으로 기수를 돌렸다.

 

 꼬불꼬불 산길을 돌아 석포를 지나고

강줄기 따라 앞으로 앞으로만  향하니 네비게이션의 안내도 끝난 지점에서

3Km쯤을 더 나가니 개울건너 아늑한 역사가 보인다.

분천과 석포의 중간지점에 자리한 승부역을 알리는 표지판

 

 

 

 절충장군의 이야기가 서려있는 용관바위가 앞산에 있다고 했건만

제 모습을 담아오질 못했습니다.

가는길 가끔씩 햇살 비춰 주더니만 승부역 도착과 함께 눈발이 날려

분위기를 한껏 돋우워 주고 있었답니다.

 

하늘도 세평

땅도 세평

꽃밭도 세평

승부역에는 눈꽃열차 승객들을 위한 이러한 편의 시설이 있습니다.

 

 

눈꽃관 가는 길

저 길을 따라 가면 강 건너 전시관으로 갈수 있겠지요 

눈꽃열차 승객들을 위한 어떠한 전시물들이 있는지

들여다 보지는 못했습니다...

 

기찻길옆 오두막집에는

저녁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올랐습니다.

철길 바로옆 역사인지 민가인지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가까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때 마침 눈발이 날리자 장작더미 정리하시는 주민을 만날수도 있었습니다.

 

 저 터널을 통과하고 앞으로 앞으로 가다보면 분천역이 나오겠지요

 

 개울건너

지역 주민들이 운영을 한다는 먹거리 장터

여름 한철 장사이다보니 인심이 좀 빡빡 하다고 하네요

 

특별열차 환상선 눈꽃열차 환영의 불탑 같습니다

어둠 내리고 조명 들어오면

참 화려하겠다 그쵸?

 

아티스트 김초희님의 Come into Flower

한장의 꽃앞에 새겨진 작품입니다. 

 

파아란 꽃잎 곳곳에는 소원을 빌고 잠궈놓은 자물쇠가 여럿 걸려 있네요.

소원을 빌고 자물쇠를 잠근후 열쇠는 강이나 수풀속 등 찾을 수 없는곳으로 던지겠죠

그럼 그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데........... 

 

뒷편의 빠알간 꽃잎에도  

 

잠시 쉬어갈수 있는 대합실 벽에도

열쇠잃은 자물쇠가 걸려 있습니다.

저안에 담긴 소원들 다 이루어 졌을까요? 

나비가 폴폴 날고있는 이 새하얀  건물이 역 대합실이라는데

따뜻하게 달궈진 난로가 잠시 옷깃을 잡아당겼습니다.

 

길게 이어진 승부역 역사

하루에 한명의 역무원이 근무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역장도 있으며

주변 1시간 30분 가량의 등산로를 만들 계획이며

정차할수 있는 기차의 수도 늘린다는 계획에 있다고 합니다 .

 

 

승부역이라는 간판위로 간간이  흰 눈송이가  흩뿌려 집니다.

밤에 근무하기 무섭지 않을까?

아니 낮에도 혼자 머물면 무섭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승부역사에서는 옆서를 판매하고 있으며

그 옆서를 담을수 있는 빨간 우체통이 있었습니다.

누구든지 승부역을 방문할 때

지인 몇몇의 주소를 알고 가시면 좋겠지요?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라고

오랜기간 승부역에 근무를 했던 어느 역무원이 남긴 글이라 하네요..

 

 

 

 승부역 역사와

중간부분 철 기둥에 가려진 저 작고 이쁜 하얀건물이 대합실입니다.

 

 

지역주민이신지 역사에 놀러 나오신 분이셨던지

제볍 긴 시간 이 모든 사실을 이야기 해 주신 선생님

이야기 하는동안 근무중이신 한분 역무원은 열심히 내리는 눈을 쓸고 계셨습니다.

 

 진입로와 역 사이를 잇는 출렁다리

위험하니 흔들지 말라는 주의문이 있었지만 살짝 흔들어 봤습니다.

정말 출렁출렁 거리더라구요...

쉿!! 이건 비밀입니다~~~

 

출렁다리 아래로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흐르는 냇물

겨우내 꽁꽁 얼었던 저 냇물도 다가오는 봄 앞에는 어쩔수 없었는지

세평 하늘을 향해서 소리높여 흐르고 있었습니다.

눈발이 흩날려도 봄은 오고 있다고..............

 

 

집으로 오는 길......

잠시 내리다 만 눈인줄 알았는데

되돌아 오는길

좁은 시멘트 바닥길은 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갓길로.......

나무위로.........  쌓여있는 하얀눈을 

어둠을 뚫으며 뒤로했습니다.

도착한 영주에서 거한 저녁을 준비해 준 울 큰아들 든든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