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관광/해설관련

들어는 봤나 문화재의 Get backers 문화재 반환촉진 정부간 위원회(ICPRCP)

들어는 봤나. 문화재의 Get backers, 문화재 반환촉진 정부간 위원회(ICPRCP)

 

 

가끔 뉴스를 보면 미술품을 전문으로 하는 옥션에서 고려청자가 수억의 가격으로 입찰되었다는 소식이 들리곤 한다. 고려청자 자체보다 ‘억’이라고 하는 숫자에 눈이 돌아가며 도대체 어떻게 생긴 그릇이 길래 그렇게나 비쌀까하며 클릭해본다. 문화재 자체보다 억이라는 숫자에 매료되어 찾아본 청자는 국보급 걸작이라는 설명과 함께 한 외국인의 컬렉션으로 소장 될 것이라고 한다.

 

 

나라 밖에서 떠돌고 있는 문화재가 어찌 고려청자 뿐이겠는가. 병인양요 때 강화도를 점거한 프랑스군이 털어간 외규장각의 수 많은 서적들과 일제의 식민지 때 조직적으로 쓸어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화재들, 당장 먹고 살기가 어려워 헐값에 팔아버린 유물들, 아직도 횡횡하고 있는 도굴로 국외로 밀반출 되고 있는 것 까지 우리의 지난 100년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도 고통스러운 시간들이었고 문화재들 역시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다행히 지금은 문화재관련 법이 정비되어 국외로 반출되는 문화재에 대해 신경써서 통제하고 있지만 이미 반출된 문화재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얼마 전에 동의보감이 세계기록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되었다는 낭보가 스페인에서 날아들었다. 이로서 한국은 2009년 8월 현재 7건의 기록유산과 8건의 문화유산을 가지게 되었다. (참고로 일본은 기록유산이 하나도 없다. 조금 우쭐해도 좋다.) 전 인류가 지켜야 할 보편적인 가치에 대해 역설하는 유네스코가 하는 일은 세계문화유산이나 기록유산을 지정하고 보호하는 것 뿐만이 아니다. "문화재 원산국으로의 반환 및 불법전유의 경우 원상회복 촉진을 위한 정부간 위원회" (Statutes of the Intergovernmental Committee for Promoting the Return of Cultural Property to Its Countries of Origin or Its Restitution in Case of Illicit Appropriation)라는 한글로도 영어로도 읽기 힘들지만 심상치 않은 일을 할 것 같은 이름을 가진 조직을 통해 밀반출된 금쪽같은 문화재를 본국으로 보내기 위해 국제적인 노력을 경주하는 곳이다. 

 

 위의 기관은 흔히 ‘문화재 반환촉진 정부간 위원회(ICPRCP)’라고 하는데 이 위원회는 전쟁이나 식민지배 등으로 문화유산이 파괴되고 고갈되어 문화적 발전과 협력이 허공으로 흩어지는안타까운 상황은 그만 청산하고 좀 더 대승적 차원에서 인류 모두의 발전을 위해 이전된(이라고 쓰고 ‘약탈한’으로 읽는다.) 문화재의 반환을 통해 내가 너를 인정하고 네가 나를 인정하는 상호존중의 분위기 속에서 문명 간 대화를 통해 통탄의 지난 세월을 청산하고 새로운 좋은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안견의 몽유도원도도 조선왕조의 의궤도 돌아왔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 걸 보면 아직 상식이 통하는 사람 사는 세상은 오지 않은 것 같다.

 

  사실 문화재의 소유권을 이전한(약탈한) 국가는 이미 오래 전부터 대단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토대로 지구를 분할한 한 전력이 있는 소위 말하는 선진국들이다.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이 아무리 “내가 너를 인정하고 네가 나를 인정하는 상호존중의 분위기 속에 대화의 물꼬를 터 통탄의 지난 세월을 제발 쫌 청산하고 새로운 좋은 세상을 만들어보자.”고 그러니 이전한(약탈한) 문화재를 내 놓으라고 해도

여전히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이들 나라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기 일수이다. 그리고 이 나라들에게 그나마 대등하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만한 나라는 우리나라 외에는 찾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89년부터 20여 년간 ICPRCP 활동을 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ICPRCP 30주년 특별회의에서 회장국으로 선출되었다. 문화재 반환의 국제적 리더쉽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임이 필요한데 특히, 특히 프랑스 소장 외규장각도서 및 궁내청 보관 조선왕조 의궤 반환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ICPRCP 위원국의 지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나씩 선례를 남김으로써 더 많은 문화재들이 본디 자신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달에 있을 35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ICPRCP 신규 위원국 선출이 논의될 예정이라 하니 적극적으로 대처해서 우리 문화재를 우리 땅에서 더 많이 보게 되길 기대해 보자.

 

 

 

▲ 문화재청 대학생 블로그기자단 신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