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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재, 태극기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재, 태극기

 

 제 64주년 광복절을 몇 일 앞둔 지난 11일, 서울 북한산 자락에 있는 진관사에서 1919년 3.1운동과 그해 4월 임시정부 수립기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태극기가 진관사 내 칠성각 해체복원 공사중 불단과 기둥사이에서 발견이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지난달에 문화재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해 현지조사를 진행했구요, 그 결과 문화재 지정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열강에 침략에 맞서 근대 국가임을 상징했던 태극기의 시작부터, 1919년 3.1 만세운동, 1945년 8.15 광복, 그리고 2002년 월드컵까지, 웃음과 눈물, 환희와 감격의 순간에 늘 함께했던 태극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태극기는 우리나라 광복 직후인 1949년 10월 15일에 정식으로 공포 되었지만, 처음 등장하게 된 것은 1883년 (고종 20년) 3월 6일, 조선의 국기를 공포한 때입니다. 국기를 제정하는 제도는 사실 서양의 제도인데요, 1875년에 운요호 사건 당시 일본측은 “운요호에는 엄연히 일본의 국기가 게양되어 있는데 왜 포격 했는가”라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당시 조선측은 국기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하는데요, 이 운요호 사건을 계기로 조선에서는 국기의 제정 필요성이 활발하게 논해지게 됩니다. 말하자면 국기는 당시 근대국가의 상징이었고요, 운요호 사건을 계기로한 태극기의 제작은 조선이 서양 중심의 국제사회 질서에 합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태극기 실물중 가장 오래된 등록문화재 제 382호 데니 태극기>

 

아시다 시피 태극기는 태극과 건․곤․리․감의 사괘 문양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태극문양은 음과 양의 조화를 상징하고 있고, 우주만물이 상호작용에 의해서 생성․변화․발전 한다는 동아시아의 전통적인 믿음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사괘는 음과 양이 변화하는 모습을 효의 조합을 통해 구체화 한 것인데요, 건은 하늘을, 곤은 땅을 감은 물을, 이는 불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주역의 계사전에는 “역에는 태극이 있고, 이것이 양의를 낳고, 양의가 사상을 낳고, 사상이 팔괘를 낳는다”라고 기록되어 있는데요. 이 기록으로부터 태극과 사괘를 설명 할 수 있겠습니다. 사괘에서 “괘”의 개념은 음과 양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부호인 음효(짧은 것 두 개 --),와 양효(긴 것 하나 ―)를 3개씩 결합한 것이며, 이 조합은 모두 8개의 경우의 수를 만들 수 있고, 그것이 8괘를 구성합니다. 그중 태극기에서는 건괘, 곤괘, 감괘, 리괘의 4괘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태극과 사괘 문양은 백제의 와당, 통일신라의 감은사지의 기단석, 고려의 동경, 조선의 태극선 등에서 나타나듯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 역사 문화에 깊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고종 4년인 1867년에 건립된 서산관아 문에도 태극문양이 새겨져있다>

 

<1791년 경에 제작된 김홍도 무동에도 북에 태극문양을 넣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가끔 정치인이나 유명인사들이 태극기를 거꾸로 들고 있는 장면이 언론보도에 포착되서 망신을 당하거나,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요, 4괘가 음효와 양효의 조합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태극기의 원리를 알고 태극기를 이해한다면 그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겠죠?  태극기의 4괘를 건-리-감-곤의 순서로 바라보면 음효와 양효의 획수가 3-4-5-6으로 순차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주 만물의 구성 원리를 내포하고 있는 태극기는 언제나 우리 민족과 함께 했습니다. 민족의 정신을 세계에 알렸던 1919년 3.1운동, 새 나라의 새 역사를 쓰게 된 1945년 8․15광복, 민주주가 부른 혁명 1960년 4.19혁명, 어둠의 시대에 한줄기 빛을 그었던,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대통령직선제를 쟁취한 1987년 6월항쟁, 그리고 온 국민이 열광했던 2002년 월드컵까지, 그야말로 굵직굵직한 역사의 순간 마다, 태극기는 휘날렸습니다.

그만큼 태극기의 상징성은 높게 평가될 만한데요. 이런 태극기가 문화재로 등록이 되어 있습니다. 

 

 <등록문화재 제 381호, 뉴욕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게양 태극기>

 

<등록문화재 387호, 대한독립만세 태극기> 

 

 <등록 문화재 제 389호,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

 

 <등록문화재 제 395호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 

 

 문화재라고 한다면 멀리는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이나, 고려시대의 자기, 가까이는 조선시대의 건축물정도를 떠올리실 텐데요. 그런 인식에서 태극기는 문화재라고 하기엔 나이가 너무 어린게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미 태극기 15점이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구요. 앞서서 말씀드린대로 이번에 발견된 진관사의 태극기도 곧 문화재로 등록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태극기가 문화재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은 바로 “등록문화재”제도가 있기 때문인데요.

  등록문화재란, 문화재보호법 제 47조 1항에 근거하여 문화재청장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에서 보존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별히 필요하여 등록한 문화재를 말하고 있구요. 문화재보호법시행규칙 제 42조에 근거해서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기념이 되거나 상징 가치가 큰 것을 선정하여 지역의 역사 문화적 배경을 이루며, 그 가치가 널리 알려져 있고, 한 시대 조형의 모범이 되는 것, 건설기술이나 기능이 뛰어나고, 의장 및 재료 등이 희소하여 학술적, 예술적으로 가치가 큰 것, 전통 건조물로서 당시의 건축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가치를 가진 것 등이 등록문화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근대문화유산을 보호하고 그것들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진화 과정을 설명해 주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또 기존의 우리가 ‘문화재’라고 여기고 있는 지정문화재가 국가에서 원형을 보존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것에 원칙을 두는 반면에 등록문화재는 소유자의 자발적 참여로 문화재를 보존․활용해 나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1년에 등록문화재제도가 도입된 이래 제 1호는 서울특별시 중구 남대문로의 한국전력사옥 건물이구요 2호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화동에 있는 옛 학교 건물, 3호는 서울특별시 중구 정동 이화여자고등학교 기념관이 등록이 되었구요 2009년 3월 현재 총 422건의 문화재가 등록이 되어있습니다.

 

 

<충남도청, 등록문화재 18호, 충남도청은 2012년 홍성 홍북면으로 이전을 앞두고 있으나,

건물은 2002년 5월 31일 문화재로 등록되면서 앞으로도 보존될 전망이다.>

 

 자, 이렇게 해서 태극기의 탄생에서부터 태극기가 담고 있는 우주 만물의 원리,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태극기들, 그러다 보니까 등록문화재제도 까지 이야기가 이어졌네요.

생성과 변화 발전이라는 우주 만물의 원리를 담고서 요동치는 국제정세 속에서 태어난 태극기, 탄생의 순간부터 지금까지, 늘 우리민족의 희.로.애.락을 함께 했구요. 이제는 어엿한 등록문화재가 되어 더욱 자랑스러운 위용을 과시하며, 태극기는 그렇게 펄럭이고 있습니다.

 

 

 

 

▲ 문화재청 대학생 블로그기자단 박홍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