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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유/자유로운 이야기

가을을 붙잡으며.........

가을이 익어 갑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앙상한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메달린 몇 알의 감 알갱이는

가을을 붙잡고 있습니다.

 

지금 그 폐회식으로 분주할

안동국제탈춤 축제의 일개 행사인

화회마을 줄불놀이 행사장의 어제풍경...

 

안동을 지나 드넓은 풍산뜰을 지날때

황금물결이란게 바로 그런거였습니다.

 

우리 옛적 여고생일때

친구집 방문했다가

뒷 작은 창문으로 내다보며

풍산평야로 이름 지었던 그 풍산뜰이

화려하고 투명한 황금 물결로 장관이었습니다.

 

마음까지 풍요로운 황금들판을 가로질러 도착한 화회마을

기존 주차장에 임시로 개장한 세곳의 커다란 주차장이 만원을 이루고

다 어두워진 화회마을엔 사람들로 온 섬을 휘감고

이제 그 물결에서 점차 지루함의 소리가 들릴즈음

부용대에서 연결된 로프의 끝에서 불꽃이 튀기 시작하고

그 불꽃은 서서히 부용대를 향해서 타 올라갔습니다.

 

어디선가 쑥이 타는 메케한 냄새가 나는걸로 봐서

로프의 불꽃은 아마도 쑥을 태우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화사하고도 은은하게 타 오르는 불꽃을 보면서

애절한 피리소리도 들렸고

나룻배 한척은 낙동강을 오르 내리면서

민요와 창을 선사했습니다.

 

이제 그 모습도 서서히 지루함에 들어갈 즈음...

진행자의 "하나 둘 셋"의 멘트에 따라

온 관객의 "낙화(落火)요" 하는소리에이어

부용대 정상에서 커다란 불 덩어리가

아래로 아래로 연이어 떨어져 내렸습니다.

 

온갖 시름을 다 내 던져 버리려는듯

불덩어리는 그렇게 자꾸만

언덕아래로 언덕아래로 떨어져 내렸습니다.

 

제법 긴 낙화가 이어지고

줄불이 부용대를 다달라가자

화려한 불꽃이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은은히 시작한 부용대 줄불놀이가

화려한 불꽃놀이를 마지막으로

화회마을의 축제는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갔습니다.

  

지난해 실수로 참석한 바로 이웃마을의 탈춤 축제....

올해엔 의도하고 찾아간 부용대 줄불놀이....

추석 명절의 마지막을 장식하듯이

부용대 낙화속에 일년여의 근심 애환 다 털어 버렸습니다.

 

우리 님들도 모든 애환 근심걱정 다 털어버리시고
이제 남은 시간

화사한날들 되시길 바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