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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일상을 벗어난 치유여행

 

[사람과 길] 분주한 일상을 벗어난 치유 여행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7월이다. 무엇보다 7월은 휴가가 기다리고 있다. 비록 길어야 1주 남짓한 짧은 시간이지만 바쁜 일상에 쫓겨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이 모처럼 휴식을 누리는 귀한 시간이다.



분주한 일상을 벗어난 치유 여행


장성 편백나무 숲길 & 금곡 영화마을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7월이다. 무엇보다 7월은 휴가가 기다리고 있다. 비록 길어야 1주 남짓한 짧은 시간이지만 바쁜 일상에 쫓겨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이 모처럼 휴식을 누리는 귀한 시간이다.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귀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 벌써부터 마음은 들뜬다. 그런데 문득 고민이 하나 생긴다. 알찬 휴가를 보내기에 딱 알맞은 곳 어디 없을까

                                            글·사진 지유석(자유기고가)   취재협조 장성군청 문화관광과

 

전국의 휴양지는 많고도 많다. 그렇지만 전라남도 장성에 자리한 축령산 편백나무 숲길은 찌들대로 찌든 도시생활의 때를 한 꺼풀 벗겨 내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장성의 축령산 일대는 4~50년생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 상록수림대 1,148ha가 울창하게 조성돼 있다. 편백나무와 삼나무는 외래종이다. 그래서인지 축령산 편백나무 숲은 무척이나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이런 이유로 많은 CF, 그리고 영화 <쌍화점>이 바로 이곳 편백나무 숲길을 촬영지로 택했다.

편백나무 숲길을 감싸는 공기도 예사롭지 않다. 편백나무 울창한 숲길을 거닐다 보면 몸과 마음에 찌든 온갖 더러운 찌꺼기들이 모두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편백나무 숲길을 거닐면서 느끼는 상쾌함은 바로 편백나무가 분비하는 피톤치드(phytoncide)라는 물질 때문이다. 피톤치드는‘식물’을 의미하는 피톤(phyton)과‘다른 생물을 죽인다’는 치드(cide)의 합성어로 어떤 특정한 화학 성분이 아닌, 수목이 만들어내는 살균 작용을 가진 모든 화합물을 뜻한다. 피톤치드를 마시면 살균작용은 물론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장과 심폐기능이 강화된다. 그런데 편백나무는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발산한다.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일상에 쫓겨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에 말 그대로 특효약이 아닐 수 없다.
 


 

장성의 축령산 편백나무 숲길을 걸으며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조림가 춘원 임종국(1915~1987) 선생이다. 양묘업을 하던 임종국 선생은 일제 식민지,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국토가 황폐해지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했다. 이내 임종국 선생은 산을 푸르게 하는 일만이 나라를 되살리는 길이라 결심하고 1956년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당장의 먹을거리가 없어 굶주리던 시절이었고 임종국 선생 역시 생활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임종국 선생은 자신만의 조림(造林)법을 개발해 나무를 심어 나갔다. 어려움도 따랐다. 1968년엔 극심한 가뭄이 들었다. 임종국 선생이 심은 나무들도 말라 죽어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임종국 선생은 물지게를 짊어지고 산으로 올라갔다. 이를 본 마을 주민들은 야간에 횃불을 들고 나와 그의 길을 밝혀줬다.
 

한 사람의 헌신과 열정은 아름다운 열매가 되어 돌아왔다. 올곧게 자란 편백나무는 울창한 숲을 이뤄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싱그러운 햇살과 맑은 시냇물, 그리고 시원한 산들바람을 가져다준다. 편백나무가 울창한 숲은 바쁜 일상으로 인해 팍팍해진 인간의 마음마저 대지의 기운으로 정화해 준다. 편백나무 숲의 아름다움, 그리고 편백나무 숲길이 가진 치유효과를 인정한 산림청은 지난 2000년 이 숲을 '미래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한 데 이어 올해 4월엔‘장성 치유의 숲’으로 개장해 산림치유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장성 치유의 숲은‘하늘’,‘ 산소’,‘ 숲내음’등 건강 테마별로 총 10.2km의 치유 숲길로 구성돼 있으며, 내방객의 편의를 위해 안내센터 1동, 산림치유필드 1곳, 전망대 2곳, 안내소 2곳, 화장실 4곳, 쉼터 50곳, 편백칩로드 1곳, 습지데크 2개소 등을 갖추고 있다.

 

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축령산 편백나무 숲길은 한나절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그렇지만 어딘가 모르게 아쉽다. 편백나무 숲길이 가져다주는 마음의 평안함과 여유로움을 좀 더 누리고 싶어진다. 편백나무 숲길 곳곳에 세워진 안내판을 따라 금곡 마을을 향해 내려가 보자. 금곡 마을은 편백나무 숲길과 이어져 있어 무척 찾기 쉽다.

 
 

편백나무 숲길에서 약 2.3km 정도 내려오면 바로 금곡 마을과 맞닥뜨린다. 금곡 마을의 분위기는 아기자기하다. 혹시 영화를 좋아한다면 영화의 한 장면 속에 빨려든 것만 같은 착각에 사로잡힐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마을의 정확한 이름은‘금곡 영화마을’로 <태백산맥>, <내 마음의 풍금>, <만남의 광장> 등 한국 영화의 대표작이 바로 이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다.

금곡 영화마을 역시 각별한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한국 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거장, 바로 임권택 감독이다. 그런데 임권택 감독의 고향이 바로 이곳 장성이다. 장성군은 거장 임권택 감독의 예술혼을 기려 축령산 편백나무 숲 뒷자락에 해당하는 금곡에 영화마을을 조성했고,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임권택 감독은 이곳에서 <태백산맥>을 촬영했다.
 

무엇보다 이곳은 도회지와는 전혀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또 하나, 이 마을을 거닐고 있노라면 모든 자연의 소리가 귓전을 맴돈다. 개구리 소리, 소울음 소리, 풀벌레 소리.... 도시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기계음 하나 없는 그야말로 소리에 관한 한‘청정지역’이 이곳 영화마을이다. 그래서 많은 영화인들이 이곳을 택해 영화를 촬영했다. 땅거미가 내리고 밤하늘에 별이 비치면 이곳 영화마을을 휘감는 자연의 소리들은 그 운치를 더한다.

영화마을엔 주민들이 실제로 살고 있으며, 편백나무 숲길 내방객들을 위한 민박집도 많다. 민박집의 외양은 시골집이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무척 현대적이다. 아파트에 익숙한 외지인을 위한 배려다. 음식 역시 정갈하다. 마음씨 좋은 민박집 주인아주머니가 손수 밭에서 채소를 길러 음식을 만든다. 유기농 식단이 따로 없다. 민박집에서 주는 음식이 곧 유기농 식단이다. 아기자기한 마을을 굽어보며 즐기는 정갈한 식사는 정말 일품이다.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 숲길을 걷고 있노라면, 그리고 금곡 영화마을에서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일상에 쫓겨 몸과 마음에 쌓인 일상의 노폐물들이 말끔히 해소되는 느낌이다. 특히나 편백나무 숲을 일구는데 한평생을 바친 한 사람의 헌신과, 한 시대를 풍미한 한국영화계 거장의 예술혼을 곱씹어 보는 일은 단지 일상을 벗어난 휴식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소중한 시간, 혼자 또는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라면 마음 한편에 소중한 기억으로 오래도록 남으리라.
 


TIP

[찾아가는 길]

장성은 전북 고창과 인접해 있으며 광주, 목포로 통하는 관문이다. 그래서 교통이 편리하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장성IC에서 국도 24호선(상무대 방면)을 따라 가다가 군도 8호선 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서울에서 출발하면 3시간가량 소요된다.

최근 축령산 편백나무 숲길이 대중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주말엔 차들로 붐빈다. 대중교통 이용을 권한다. 고속버스는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매일 4회(9시, 14시30분, 15시30분, 16시30분) 출발하며 3시간 15분이 소요된다.

KTX를 이용하면 훨씬 더 편리하다. 용산역에서 매일 11회 운행하며 장성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용산역에서 장성역까지는 2시간 30분이 소요되며, 장성역에서 축령산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이용하면 쉽게 축령산에 도착할 수 있다.


[등산코스]

1코스

괴정마을→삼거리주차장(춘원 임종국선생기념비)→헬기장→능선갈림길→정상→임도→

삼거리주차장→금곡마을(총 8.8㎞, 3시간 25분 소요)

2코스

금곡마을→춘원 임종국선생 기념비→능선갈림길→정상→해인사→괴정마을(총 6.5㎞, 2

시간 30분 소요)

3코스

괴정마을→삼거리주차장(춘원 임종국 선생기념비)→헬기장→우물터→모암갈림길→통나

무집→산림욕장→우물터→삼거리 주차장(기념비)→괴정마을(총 5.5㎞, 2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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