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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엔 끝이없다.^^*/불교 이야기

겨울과 봄 사이에 만난 속리산 법주사

관광 성수기가되면 시간 내기가 힘든관계로

관광객 뜸한 이 계절 틈민나면  산행이며 답사를 떠나보기로 하고 

3월 3일 이른새벽 속리산을 향하는 차에 올랐다.

영주를 미끄러져 나간 거대한 차량은 속리산 성불사 입구에 멈춘다.

일행 40여명은 속리산 문장대를 향하여 오르기 시작하고

처음 가쁜 숨 몰아쉬고 나니 환상의 경관이 피곤함을 싹 쓸어가 버린다.

상고대나 설산 설화는 많이 봐 왔어도 이렇게 완전한 빙국은 처음 접해보기 때문이다.

앙상하고 가녀린  겨울나뭇 가지 위로 두껍게 얼어붙은 어름기둥

그 모습은 자연이 만든 샹들리에였고 육지의 산호였으며 빙국의 요염한 꽃잎이었다.

  

 

 

 

산행길 목마름에 한줄기 뚝 따서 입안에 넣으면 옛적 막대달린 얼음과자가 따로없다.

빠지직 빠지직 개구리 이빨가는 소리를 울려가면서 오르고 또 오르는 길

얼마나 많은 환호성을 질렀는지  힘든줄도 모르고 도착한 문장대

오래전 학생시절 대한민국이 인정하는 "건강진단서"입니다 라고하던  나이든 아저씨가 생각난다.

지금 이나이에도 나라가 인정하는 건강진단서를 발부 받은 셈이지 않은가...

 

문장대에서 내려와 신선대를 지나고 천왕봉을 향하는 동안

수많은 바위문을 통과하고 나니  하나 또 하나의 별천지가 나타나기를 몇번

온갖 환상적이며 화려하고 생소한 세계를 접하고 또 접한다.

천왕봉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니 이 아름다운 나라가 내 나라다 느껴지고 더 없이 행복하고

그곳에서 맛보는 점심식사란 일류 요리집이 필요없고 왕후의 찬이 부럽지가 않다.

 

맑디맑은 공기는 코를 시원하게 해주고 환상적인 경관은 눈을 황홀하게 해주는데

정상에서 먹은 점심식사까지 행복으로 이끌어주니 더 이상 바랄게 없다.

뛸 듯한 기분으로 하산을 하면서 세심정들러 시원한 주모막걸리 한잔하고 나니

의신이 서역으로부터 불경을 나귀에 싣고 돌아와 이곳에 머물렀다는 설화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름지어진

553년(진흥왕 14)에 의신(義信) 조사가 창건한 법주사가 발길을 잡는다.

 

 절 왼편으로 커다랗게 자리잡은 금동미륵불상을 시작으로  나타나는 법주사의 문화재가  찬란했던 신라의 역사를 말해주는듯 하다.

대웅보전에서 팔상전에 이르는 앞마당에는 신라시대의 걸작 쌍사자석등(국보 5호)이 있다. 

신라시대의 석등은 대개 하대석과 중대석, 상대석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대석을 두 마리의 사자가 앞발을 높이 치켜들어 상대석을 떠받치는 독특한 양식으로  8세기 번성하던 절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엿볼수 있다.

 

 

이어서 마주하는 문화재는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5층 목조탑으로  벽면에 부처의 일생을 8장면[1)석가모니가 도솔천에서 내려오는 장면,  2)룸비니 동산에서 마야부인에게 태어나는 장면,  3)궁궐의 네 문밖으로 나가 세상을 관찰하는 장면,  4)성을 넘어 출가하는 장면,  5)설산에서 고행하는 장면,  6)보리수 아래에서 마귀를 항복 시키는 장면,  7)성불 후 녹야원에서 설법하는 장면,  8)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하는 장면] 으로 구분하여 그린 팔상도(八相圖)가 그려져 있어  이름 붙여진 팔상전(국보 55호)이  천왕문, 해탈문과 함께 나란히 서서 세상사람들의 해탈을 위하여 어서 오라고 반기고 있다.

 

 

능인전 앞에 자리잡은 석연지(石蓮池 국보 64호)가 있다. 높이는 200㎝, 전체 둘레는 665㎝에 이르는 이 거대한 조형물이 어떠한 용도로 쓰였는지는 불확실나  다만 연꽃 모양으로 조성된 연못이라는 뜻에서 연지라고 부르는데 윗부분의 난간으로 보아 향로로 쓰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보아진다.

 

절을 한바뀌 돌아 나오는 길  청동 미륵대불 오른쪽에 우리나라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보살상이 서 있다. 흔히 희견보살상(喜見菩薩像)이라 부르는 이 보살상은 두툼한 판석과 커다란 그릇을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의 입상이다.

희견 보살은 법화경을 공양하기 위해 스스로 몸과 팔을 불태워 소신(燒身) 공양을 올렸다는 보살이다.

신라시대부터 줄곳 다기를 이고 서 있자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서 인가 유난히 튼실한 다리를 보면서 내 튼신한 다리를 잠시 내려다 본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