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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모니터/공감정책

공무원 스스로 찾아낸 생활공감 아이디어 75개

공무원 스스로 찾아낸 생활공감 아이디어 75개
군대 간 아들 건강 인터넷 확인…저소득층 수업료 학교로 바로

이것만 바뀌면 편리해질 텐데…’ 하는 아이디어들을 모아 정부가 75개 생활공감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빠르면 이달부터 당장 국민생활을 업그레이드시킬 대국민 생활공감정책을 살펴봤다.

“하이패스의 도입으로 교통체증이나 불편은 많이 줄었지만 장애인 차량에 대한 하이패스 시스템은 아직 구축되지 않았습니다. 장애인 차량을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자동으로 50퍼센트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지난 7월 말에 열린 제2회 생활공감 점검회의 때 나온 생활공감정책 아이디어 중 하나다. 생활공감 점검회의는 중앙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을 중심으로 정책 아이디어를 수집해 그중 실현 가능성이 있고, 국민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정책을 생활공감정책으로 만드는 자리였다.

이날 열린 점검회의에서는 공무원들이 찾아낸 3천9백42건의 정책 아이디어 중에서 75개 중점 과제를 선정해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중점 과제들은 정부가 평소 내놓는 정책의 혜택이 완벽하게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없애 서민의 민생고를 세심하게 살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수료 없는 지방세 온라인 납부 시스템’, ‘사업자 등록 및 휴·폐업 신고 간소화’, ‘몸이 좋지 않은 군 장병의 건강을 인터넷으로 실시간 점검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 ‘사건 피해자나 참고인이 검찰에 출두하지 않고 전화로 진술할 수 있는 검찰 진술제도 개선방안’ 등 75개 중점 과제는 적은 예산으로도 국민에게 환영받을 수 있는 제도 개선 사항들이다.

각 부처별로 제안한 교육·문화, 경제, 사회·안전, 사회·복지 분야 등의 과제들은 추진 절차에 따라 이달부터 2011년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앞으로 추진될 중점 과제 중 대표적인 것들을 소개한다.

◆ 교육·문화 분야  
저소득층 자녀 수업료 학교로 바로 지급

서울의 한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 김철수(가명·10) 군은 방학 중에도 특별히 할 일이 없다. 또래 친구들은 피아노, 태권도 등 학원에 가지만 철수는 집안 형편상 다닐 수 없기 때문이다. 선생님에게 “피아노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아무것도 배울 수 없는 자신의 신세가 처량해졌다.

그동안 정부의 주거복지 정책은 주거난 해소 측면에만 집중돼 문화·복지 차원의 문화예술 활동 등에 대한 지원은 미비한 실정이었다. 특히 저소득층 아동과 청소년의 경우 사교육비 부담으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SK텔레콤, EBS교육방송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서울과 수도권지역 영구임대아파트 거주 저소득층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뮤지컬 교육, 오케스트라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문화 분야의 생활공감정책은 모두 7개로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 자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임대아파트 아동·청소년 예술창작 지원 사업 이외에도 다문화가정 문화공동체 조성, 관광사업 등록 수수료의 카드 납부 등을 추진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0년 3월까지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수업료 지원 방법을 개선해저소득층 자녀들이 학교교육을 받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기로 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자녀에 대해 국가가 수업료를 지원하고는 있지만 수업료가 학부모에게 지급되다 보니 지원받은 돈을 다른 용도로 써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

교육과학기술부는 대졸 이상 다문화가정 학부모를 선발해 한국어 강의교육·실습 등을 통해 이중언어 강사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대졸 이상 다문화가정 학부모를 선발해 한국어 강의교육·실습 등을 통해 이중언어 강사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다.
 
따라서 교육과학기술부는 해당 학교에 직접 수업료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변경해 국가가 지원한 수업료가 학생들의 교육에 사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교육과학기술부는 수업료 납부 영수증 등의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일일이 학교를 방문하거나 팩스 등을 이용해야 했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가정에서 인터넷으로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는 방법을 내년 3월 시행하기로 했다. 또 교대생을 활용한 다문화가정 학생 멘터링 제도와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한 이중언어 강사도 운영키로 했다.

◆ 경제 분야
저소득층 미성년 車사고 피해도 지원금 지급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김순미(가명·17) 양은 교통사고로 팔을 다쳤지만 정부로부터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 아직 성인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생활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자동차사고 피해자를 돕기 위한 제도가 있다. 하지만 생계 책임자인 성인 피해자 중심이어서 청소년 등 자녀가 피해를 본 경우는 어떠한 혜택도 받을 수 없었다. 국토해양부는 내년 1월부터 초중고에 재학 중인 자동차사고 피해자 본인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사고 후에 피해 자녀를 보살피는 부모나 조부모에게도 피부양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저소득층 교통사고 피해가족 지원 확대
 
‘저소득층 교통사고 피해가족 지원 혜택 확대’처럼 경제 분야 생활공감정책 20개 과제는 실생활에 유용한 정책들로 이뤄져 있다. 국토해양부는 14개 도시에만 제공하고 있는 교통종합정보서비스(TAGO)를 오는 11월까지 전국으로 확대한다.

또한 영세 화물자동차 사업자 카드 사용 제도도 개선한다. 그동안 화물차 운전자는 주유를 할 때 정해진 화물복지카드만 사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앞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카드사를 선택해 변경할 수 있고, 카드를 여러 장 만들 수 있게 된다.

국세청은 그동안 사업장 관할 세무서에서만 할 수 있었던 사업자등록 신청, 정정, 휴·폐업 신고를 12월부터 전국 모든 세무서에서 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또한 전국 어느 세무서에서나 국세환급금 통지서를 재발급받을 수 있도록 개선해 국민 편익을 위한 국세행정을 추구키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농가나 농기업 등의 법률·세무·금융 분야에 대한 전문 자문을 지원한다. 올해 말부터 점진적으로 농업인 교류센터와 농기업 종합서비스센터를 설치해 원스톱 상담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 사회·안전 분야
여권 재발급 수수료 낮춰

전업주부인 주기도(가명·55) 씨의 아들은 4개월 전 강원도 전방으로 입대했다. 평소 병약한 아들이 군 생활을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지만 소식을 전해 듣기 힘들어 조만간 면회라도 가볼 생각이다.

그동안 군에 자녀를 보낸 가족에게 군 장병의 건강은 걱정거리였다. 전화통화로 간간이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는 있었지만 오지나 도서지역 등 열악한 지역에서 근무하는 경우 거리가 멀어 가족의 걱정이 컸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내년 7월부터 군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입원환자 조회 시스템을 인터넷으로 확대해 군 장병이 질병이나 부상으로 군 의료시설에서 치료를 받으면 장병 가족이 원할 경우 환자의 진료 및 건강 정보를 즉시 제공할 계획이다.

‘인터넷을 통한 군 입대 아들의 건강상태 확인’ 등 33개 과제가 추진되는 사회·안전 분야는 ‘국민 생활 편의 도모’에 초점을 두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오는 12월까지 유효 기간이 남은 여권의 재발급 수수료를 인하할 예정이다. 그동안은 여권 재발급 시 신규 발급과 동일하게 처리한 탓에 수수료가 높아 국민의 불만이 많았다. 여권 연장과 동일한 2만5천원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군대 간 아들 건강, 인터넷으로 확인
 
법무부는 국민이 자신의 수사, 기소, 재판, 형집행 형사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한 번에 볼 수 있는 형사사법 포털 서비스를 내년 1월 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생업 등으로 검찰 출석이 어려운 피해자와 참고인을 위한 전화진술 제도도 마련했다. 앞으로 전화뿐 아니라 우편이나 팩스로도 진술할 수 있는 쪽으로 제도를 확대하기로 했으며 수사 관련자가 원하면 밤이나 주말에도 조사를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내년 하반기부터 시간과 장소, 수단에 구애받지 않는 이른바 ‘유비T(UbiT) 지방세 납부 서비스’를 도입해 신용카드와 자동이체를 통한 지방세 납부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신용카드 종류에 관계없이 3백65일 24시간 납부가 가능해지고, 모든 은행에서 수수료 없이 자동이체할 수 있다.  

환경부는 대학생이나 가정주부 등을 건강도우미로 양성해 각 가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노출 등의 건강 위해 요소를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조언해주는 친환경 건강도우미 방문 서비스를 올해 12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 사회·복지 분야
 찾아가는 건강서비스 해피콜 구축

세 자녀를 둔 민형식(가명·40) 씨는 석 달 전 다니던 식당을 그만둔 뒤 다른 식당 취업을 알아보고 있다. 그런데 이곳저곳 다니며 취직자리를 알아보는 와중에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2주마다 고용지원센터를 방문해 재취업을 위한 활동을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 부담이 됐다.

지금까지는 실업급여 수급자가 1∼4주마다 고용지원센터를 직접 찾아가 재취업 활동을 인정받아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어 번거롭다는 불만이 많았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수급자가 재취업활동 계획서를 작성해 성실히 이행하면 고용지원센터가 이행 여부를 전산으로 확인해 구직활동을 인정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8월부터 연말까지 시범 시행되고 특별한 부작용이 없으면 내년 1월부터 전국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내년 1월부터는 실업급여 수급자가 고용지원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재취업 활동을 인정 받을 수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실업급여 수급자가 고용지원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재취업 활동을 인정 받을 수 있다.
 
실업인정제도 개선을 포함한 15개 과제로 이뤄진 사회복지 분야의 생활공감정책은 ‘서민·소외계층을 위한 복지’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보건가족복지부는 2010년 1월까지 ‘찾아가는 건강 서비스 해피콜(Happy call)’을 구축키로 했다. 방문 건강 서비스 제공 후 보건소에서 전화해 실시간 서비스 만족도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의료급여 본인부담 보상금을 돌려받게 해주는 등 실질적 복지제도도 시행된다.

노동부는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고용지원센터 방문 없이 12주간 실업을 인정하고, 노사협력 우수 사업장의 글로벌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영문 표창장을 제공하는 등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노력을 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복잡한 노동 관계법과 노동행정의 궁금증을 네이버 지식iN을 통해 풀어주는 서비스가 8월부터 도입돼 부정확한 정보가 판을 치는 인터넷에서 공인노무사들이 합법적이고 정확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중이다.
 

# 경찰청, 희망울타리 프로젝트 7·7·7 플랜
생계형 운전자엔 계도 위주 단속

“택시나 택배 등 생계형 운전자를 위해 주정차 위반 등 경미한 법규 위반은 계도 위주로 단속할 계획입니다.”

경찰청은 올 하반기 치안활동의 초점을 ‘서민생활 보호’에 맞추고 서민생활 보호종합치안대책을 내놓았다. ‘희망울타리 프로젝트, 7·7·7 플랜’으로 불리는 이 대책은 서민을 위한 민생치안활동 강화, 서민부담 경감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직접적인 지원활동 등 3개 분야별로 7개 과제씩 모두 21개 과제로 구성돼 있다.

먼저 범죄로부터 서민을 보호하는 민생치안활동에는 빈집털이, 영세 업소 갈취와 같은 고질적인 범죄나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금융사기 범죄 등에 대한 맞춤형 대책을 세워 이와 같은 범죄를 예방할 계획이다.  

서민 부담을 덜어주고 경제 활성화를 돕는 제도 개선에는 영세 업소나 생계형 운전자가 경미한 법규위반 행위를 할 때 단속보다 재발을 막도록 계도해나가기로 했다. 영세 서민의 교통 과태료 체납에 대해서는 차량 강제견인, 공매 등 체납처분을 유예하고 납부 편의를 위해 신용카드로 과태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지정 병원을 방문해야만 하는 현행 운전면허 적성검사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경찰관이 직접 측정기기를 이용해 검사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또 서민의 경제적 피해 회복을 위한 구제 절차를 안내하고, 경찰과 관련한 모든 궁금증과 답답한 사항을 전화 한 통화로 해결해주는 ‘24시간 민원콜센터’ 신설을 추진하는 등 민원 업무도 국민 편의 위주로 개선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취약계층 지원활동의 일환으로 경찰관서마다 복지시설을 월 1회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는 ‘111 사랑나눔운동’을 추진하고, 부상품이나 격려금 일부를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지급해 영세·중소기업 제품이나 농산물 구매가 활발해지도록 도울 예정이다. 김윤환 경찰청 경무기획국장은 “희망울타리 프로젝트가 앞으로 서민생활을 한층 편안하고 안정되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글·사진:위클리공감 | 등록일 : 2009.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