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관광/해설관련

단종의 영월 유배와 최후

단종의 영월 유배와 최후
김성철 관장의 유배로 읽는 한국사 76
[386호] 2014년 01월 16일 (목) 13:22:39 김성철 nhsd@hanmail.net

   
▲ 남해유배문학관 관장
 세하늘에 해가 둘일 수는 없었다. 상왕 단종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불안한 것은 세조의 측근들이었다. 단종의 복위를 꾀하는 권신들이 계속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사육신의 거사가 실패한 지 일년 후인 1457년 여름, 단종의 장인 송현수와 후궁 숙의 권씨의 아버지 권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얼마되지 않아 드러나고 말았다. 6월 21일 김정수라는 한 백성이 예문제학 윤사윤에게 밀고함으로써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단종이 창덕궁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 복위론이 일어날 수 있기에 외지로 내쳐야 한다는 상소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세조는 쉽게 결단을 내렸다.

 "전날, 성삼문 등이 말하기를 상왕도 모의 참여했음을 밝혔지만 죄를 묻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난(亂)을 선동하는 무리들이 그치지 않으니 내 어찌 사사로운 은의로 하늘의 명과 종사의 중함을 돌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상왕을 노산군으로 강봉하고 강원도 영월 청령포에 거주하게 하라" 6월 22일, 단종은 영월로 떠나야 했다. 단종이 강원도로 유배된 한명회의 의견을 따른 것이었다. 함경도와 평안도는 군대의 힘을 빌어 음모를 꾸밀 수 있고, 경상도에는 금성대군과 한남군, 전라도에는 화의군과 영풍군이 유배되어 있었던 까닭이었다.

 단종의 유배행렬은 창덕궁 돈화문을 떠나 흥인지문(동대문)을 벗어나 동남북 3면이 동강의 깊은 강물에 둘러싸인 청령포에 닿았다.

 "천만 리 머나먼 길에 고운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야 울어 밤길 예놋다" 단종을 유배지까지 호송한 왕방연은 시인도 아니었지만 냇가에 앉아 사랑하는 어린 임금을 위해 심중에 맺힌 노래를 읊었다. 진정 아름답고 맑은 시조가 아닌가?

 소년 단종의 강봉과 유배는 또 하나의 파란을 불러 일으켰다. 경상도 순흥에 유배되어 있던 금성대군은 단종의 소식을 듣고 치를 떨며 이를 갈았다. 단종이 성년이 되기 전에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예감에 금성대군은 순흥부사 이보흠과 미리 계획했던 단종 복위 계획을 즉각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금성대군의 이름으로 영남의 고을에 격문을 보낸 후 영월에 유배된 단종을 순흥으로 모시고 영남의 군사를 모두 모아 조령과 죽령을 차단하여 조정의 군대와 일전을 벌이는 계획을 세웠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했는가. 둘의 대화를 모두 엿들은 자가 있었으니, 금성대군의 시녀였다.

 풍산고을 관노 이동은 자신의 고향에 있는 노모를 보러 순흥을 자주 들렀다. 금성대군의 낌새를 의심한 이동은 시녀를 유혹한 후 동태를 살피게 했던 것이다. 이동은 시녀에게 금성대군의 문갑 속에 들어 있는 격문을 훔쳐내게 했다. 그는 한양으로 달려가 이징옥의 형인 이징석과 함께 세조에게 격문을 바쳤다.

 격문을 잃어버린 것을 안 순흥부사 이보흠은 금성대군에게 역모를 뒤집어씌우기 위해 고변장계를 올렸다. 7월 3일 이보흠의 장계가 도착했다. 이동의 고변이 있은 후였다. 이 일로 세조는 순흥부를 혁파하고 금성대군을 안동으로 이배시킨 후 십여 일 전 하옥되었던 권완에게 교형을 명했다.

 송현수는 8월 16일에서야 곤장 100대를 맞고 유배길을 떠나 처자식과 함께 관노로 영속된 후 10월 21일 금성대군, 이보흠과 함께 교형에 처해졌다.

 청령포에서 관풍헌으로 옮긴 단종은 이날 활줄에 목이 졸려 죽었다. 단종은 유배지에서 한 많은 짧은 삶을 한탄하며 한 편의 시를 남겼다.

 원한 맺힌 새 한 마리 궁궐에서 나온 후 / 외로운 몸 짝 잃은 그림자 푸른 산중 헤매네 / 밤마다 잠 청해도 잠들 길 없고 / 해마다 한을 끝내려 애를 써도 원한은 끝이 없네 / 자규소리 그치고 새벽달은 서산에 흰데 / 두견이 토해 흐르는 피 봄 산골의 꽃잎처럼 붉네 / 하늘은 귀 먹어서 저 하소연 못 듣는데 / 어쩌다 서러운 이 몸의 귀만 홀로 밝았는고.비로 쫓겨났기 때문이었다.

 <다음에 계속>

'문화관광 > 해설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농민정부 순흥초군청  (0) 2015.01.01
공로패  (0) 2014.10.31
4월 9일   (0) 2014.04.09
회의자료  (0) 2013.07.03
6월 6일 현충일 근무중  (0) 2013.06.06